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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26)이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2021시즌 최종전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23·미국)를 밀어내고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까지 거머쥐었다.
고진영은 22일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656야드)에서 열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잡아내는 압도적 경기를 펼쳤다.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이 모두 100%였고, 퍼트는 28개였다. 한 마디로 완벽한 무결점 플레이를 했다.
이날 경기는 세계 2위 고진영과 1위 코르다가 나란히 공동 선두로 출발해 크게 관심을 모았다. 이 대회 전까지 올 시즌 나란히 4승씩 거둔 고진영과 코르다는 올해의 선수, 상금, 다승 등 여러 부문에서 시즌 마지막날까지 경쟁을 벌였다. 똑같이 4승씩 했지만 코르다는 그 중 메이저 대회 1승이 포함돼 올해의 선수와 상금 랭킹 선두를 달렸다. 2위 고진영이 이 대회 2위 이상을 해야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 대회에는 여자 대회 최다 우승 상금인 150만달러(약 17억7700만원)가 걸려 있어 2위 고진영이 우승한다면 상금 랭킹 역전은 문제가 없었다.
고진영은 이날 9타를 줄여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3라운드까지 또 다른 공동 선두로 나서 고진영과 함께 경기한 하타오카 나사(일본)가 버디 9개, 보기 1개로 8타를 줄여 고진영에 1타 뒤진 준우승(22언더파)을 했다. 코르다는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5위(17언더파)로 마무리했다. 페어웨이는 한 번, 그린은 두 번 놓쳤고, 퍼트 수가 32개로 많은 편이었다.
고진영은 시즌 상금 350만2161달러를 쌓아 2019, 2020년에 이어 3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3년 연속 수상은 2006~2008년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이후 처음이다. 또 2019년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투어 통산 12승을 거둔 고진영은 박세리 25승, 박인비 21승에 이어 김세영과 나란히 한국 선수 최다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시즌 5승으로 다승도 단독 1위다. 고진영은 2019년 4승, 2017·2018·2020년에는 각각 1승씩 거뒀다.
고진영은 최근 왼쪽 손목 통증에 시달리며 경기를 해왔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코르다는 올해 올림픽 금메달, 메이저 우승 등 많은 것을 이뤘다”며 “코르다는 똑바로 멀리 치는 데다 퍼트까지 좋은데 내가 운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코르다는 “오늘은 ‘고진영 쇼’였다”며 “이런 날에는 뒤에 앉아서 구경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